[2026 WRC 9R] 에스토니아 랠리, 초고속 아스팔트 위 불꽃 승부 예고
[고카넷, 글=남태화 기자] 시즌 중반을 지나며 타이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2026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이 이번 주말 9번째 여정인 ‘에스토니아 랠리’에서 초고속 그래블 레이스의 진수를 선보인다.
타르투(Tartu)를 기반으로 개최되는 에스토니아 랠리는 넓고 매끄럽게 흐르는 숲속 도로와 블라인드 언덕, 점프, 고속 압축 구간이 좁고 기술적인 구간과 조화를 이룬 WRC에서 가장 빠른 고속 그래블 이벤트 중 하나다.
그만큼 드라이버의 과감한 몰입과 정교한 주행 능력이 필수적이며, 작은 판단 착오도 치명적인 리타이어로 이어질 수 있어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번 라운드는 총 18개의 특별 스테이지(SS), 301.80km의 경쟁 구간으로 치러진다. 금요일 라니차, 카라스키, 카네피 스테이지를 각각 두 번씩 주행한 뒤 엘바 린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로 포문을 열며, 토요일에는 랠리 중 가장 긴 약 150km의 강행군이 이어진다.
마지막 일요일은 24.39km의 캐리쿠 테스트를 두 번 거치며, 마지막 세션은 보너스 점수가 걸린 ‘울프 파워 스테이지’로 대미를 장식한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다양한 스토리라인을 가진 드라이버 라인업으로 에스토니아 정복에 나선다.
가장 눈길을 끄는 드라이버는 단연 올리버 솔베르그다. 12개월 전 바로 이곳 에스토니아에서 토요타 GR 야리스 랠리1 데뷔전과 동시에 자신의 생애 첫 WRC 우승을 일궈내며 세상을 놀라게 했던 솔베르그는 1년 만에 다시 한 번 영광의 무대에 섰다.
현재 드라이버 챔피언십 5위를 달리고 있는 솔베르그는 스피드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최근 페이스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시즌 개막전인 몬테카를로 랠리 우승 이후 케냐에서의 기계적 결함, 크로아티아·그란 카나리아·일본에서의 잇따른 사고, 지난달 아크로폴리스 랠리 그리스에서의 펑크와 오프 코스로 인해 수많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과연 솔베르그가 자신의 첫 승리 기억이 깃든 에스토니아에서 완벽한 레이스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가 이번 라운드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토요타의 핵심 챔피언십 리더 엘핀 에반스는 그리스에서의 악재를 딛고 2위 카츄타 타카모토에 11점 차로 앞선 채 에스토니아에 도착했다.
금요일 가장 먼저 출발하는 로드 오프너로 나서 미끄러운 그래블 노면을 개척해야 하는 불리함이 있지만, 2022년 에스토니아 2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두 수성에 나선다.
통산 100번째 WRC 스타트를 맞이하는 타카모토는 직전 그리스전에서 생애 첫 아크로폴리스 포디엄에 오른 상승세를 잇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그리스전에서 랠리 우승, 슈퍼 선데이, 파워 스테이지까지 올킬하며 만점을 획득한 디펜딩 챔피언 세바스티앙 오지에가 선두 에반스를 37점 차로 맹추격하며 파트 타임 출전임에도 타이틀 경쟁에 불을 지폈다. 오지에에게는 이번이 에스토니아 첫 랠리1 출전이다.
제조사 부문으로 합류한 사미 파자리는 지난해 이곳 랠리1 7위, 2023년 WRC2 포디엄, 주니어 WRC 2회 우승 등 풍부한 에스토니아 경험을 무기로 힘을 보탠다.
현대 쉘 모비스는 티에리 뉴빌, 아드리안 포모, 에사페카 라피를 앞세워 토요타의 최근 상승세를 꺾겠다는 전략이다.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최근 두 번의 WRC 에디션에서 모두 포디엄에 올랐던 뉴빌은 지난 그리스전에서 일요일 오지에의 막판 스퍼트에 역전을 허용하기 전까지 레이스를 주도했던 만큼, 이번 고속 그래블에서 완벽한 설욕을 노린다.
그리스에서 5개 스테이지를 우승하며 초반 선두로 나섰으나 잇따른 펑크로 주저앉았던 포모 역시 우승 리듬을 되찾겠다는 심산이다.
2026 시즌 자신의 세 번째 파트 타임 출전에 나서는 라피는 2023년 에스토니아 3위의 기록과 검증된 고속 그래블 실력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반격을 이끈다.
M-스포트 포드는 조슈아 맥컬리, 존 암스트롱, 마르틴스 세스크스로 반전을 꾀한다. 그리스에서 커리어 하이 성적을 낸 맥컬린과 첫 최고 클래스 스테이지 우승을 맛본 암스트롱, 그리고 지난해 에스토니아 8위이자 고속 그래블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세스크스가 포드 푸마 랠리1의 저력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사진제공 = 레드불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