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름만 거창한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 정작 ‘아시아’는 어디에?
[고카넷, 글=남태화 기자] 아시아권 문화교류와 국내 모터스포츠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건 ‘2026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이 5월 24일 전라남도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1랩=5.615km, KIC)에서 막을 올렸다.
하지만 화려한 서킷의 배기음 뒤로 3년째 반복되는 고질적인 비판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즉, 대회 이름에는 당당히 ‘아시아’를 내걸었지만, 정작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상생이나 국제적 교류의 실체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회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재탕… 무늬만 국제 카니발]
이번 카니발은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오네(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정규 라운드와 병행해 치러진다. 이에 따라 최고 격전지인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를 비롯해 GT4, GTA·GTB, 프리우스 PHEV, 알핀 클래스 등이 서킷을 메웠다.
문제는 이 라운드업이 평소 국내에서 열리는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해외 유수의 레이싱 팀이 대거 유입되거나 아시아 국가 간의 기술·문화 교류를 이끄는 독자적인 ‘카니발’만의 콘텐츠가 부족하다 보니, 사실상 기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 ‘아시아’라는 타이틀만 얹어 확장팩 형태로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해외 드라이버, 글로벌 클래스 태부족… ‘그들만의 리그’]
진정한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이 되기 위해서는 아시아 전역의 정상급 드라이버들이 모여 경쟁하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2023년에는 아시아 지역을 순회하며 포르쉐 911 GT3 컵 차량으로 진행되는 원메이크 레이스인 ‘포르쉐 카레라 컵 아시아’가 개최돼 1만7441명의 관람객이 경기장을 찾아 카니발을 즐겼다.
이후 ‘래디컬 컵 아시아’ 등 아시아 단위의 클래스를 유치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현재는 이마저도 국내 드라이버 위주의 ‘래디컬 컵 코리아’ 형태로 축소되거나 국내 친선전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장을 찾은 한 모터스포츠 관계자는 “해외 유명 팀이나 드라이버들이 이 대회만을 위해 영암을 찾을 메리트가 전혀 없다”며, “국내 드라이버와 팀들 위주로 순위 싸움을 벌이는 구조에서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허브’라는 수식어는 민망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지자체 예산 확보용’ 타이틀이라는 오명 벗어야]
일각에서는 전라남도 등 지자체의 후원 예산을 확보하고 지역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아시아’라는 거창한 국제적 수식어를 무리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피트스톱(Pit Stop) 도입 등 경기 운영 면에서의 발전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이를 ‘아시아 유일’, ‘아시아 최초’라는 식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소비할 뿐 실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는 소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관람객에게 이벤트성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아시아 드라이버들이 영암 KIC를 동경하게 만들 ‘진짜 내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름값에 걸맞은 과감한 국제 교류와 클래스 다변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은 ‘아시아는 없고 국내용 질주만 있는’ 반쪽짜리 타이틀 방어전에 그칠 것이다.
사진제공 = 한국모터스포츠기자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