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E 시즌12 13R] 시트로엥 레이싱, 상하이서 ‘신의 한 수’ 전략으로 값진 2위 포디엄
[고카넷, 글=남태화 기자] 시트로엥 레이싱 포뮬러 E 팀이 예선 부진을 뒤엎는 완벽한 반전 드라이빙과 영리한 전술을 앞세워 값진 2위 포디엄을 달성했다.
7월 5일 중국 상하이 서킷(1랩=3.051km)에서 펼쳐진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포뮬러 E)’ 시즌12 13라운드 상하이 ePrix 레이스2 결승에서 시트로엥 레이싱은 장-에릭 베르뉴의 드라마틱한 추격전에 힘입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 18점의 소중한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했다.
이날 경기는 시트로엥 레이싱에게 결코 쉽지 않은 출발이었다. 앞서 치러진 예선에서 닉 캐시디가 15위, 베르뉴가 18위에 그치며 그리드 최후미 권역에서 결승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하이 서킷의 트랙 노면이 웨트(Wet) 상태인 데다 날씨를 예측하기 힘든 가변적인 상황이 이어지자 시트로엥 레이싱 벤치는 두 드라이버의 경주차 셋업과 에너지 관리 방향을 완전히 이원화하는 ‘스플릿 전략’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캐시디는 추가적인 우천 상황에 무게를 둔 웨트 셋업을 채택했고, 베르뉴는 노면이 점차 마를 것에 대비한 드라이 조건 위주의 셋업과 에너지 관리 어프로치를 적용했다. 이는 어떤 기후 변화 시나리오가 닥치더라도 최소 한 대의 경주차는 포인트를 사수하겠다는 철저한 계산이 깔린 전술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과감한 도박은 베르뉴 측 그리드에서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경기 초반 베르뉴는 경주차 페이스를 맞추는 데 다소 애를 먹으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트랙 노면이 점차 마르기 시작하면서 셋업의 진가가 발휘됐다.
레이스 전반에 걸쳐 치밀하게 에너지를 비축해 둔 베르뉴는 경기 후반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에너지 우위를 점했다.
여기에 연속적인 어택 모드(Attack Mode) 활성화 타이밍이 완벽히 맞아떨어지며 베르뉴의 ‘폭풍 추월 쇼’가 시작됐다. 단숨에 순위를 끌어올리며 톱10을 넘어 톱5까지 진입한 베르뉴는 이윽고 선두권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경기 막판 트랙 위에 멈춘 경주차로 인해 황색등이 켜지며 대열이 한 차례 재정비됐고, 그린 플래그와 함께 재개된 파이널 랩에서 베르뉴는 베테랑 루카스 디 그라씨(롤라 야마하 압트)와 손에 땀을 쥐는 혈투를 벌였다.
결국 베르뉴는 마지막 순간 어택 모드를 발동해 시간적 여유가 더 많았던 디 그라씨의 공세에 밀려 아쉽게 우승은 놓쳤으나, 소름 돋는 접전 끝에 최종 2위로 체커기를 받으며 포디움 한 자리를 당당히 꿰찼다.
극적인 부활포를 쏜 베르뉴는 “다시 포디움에 복귀해 정말 기쁘다”며, “초반에는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아 답답했지만, 노면이 마르면서 우리의 전략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레이스 전 팀과 함께 감행한 모험이 최고의 결과로 돌아왔고, 고생한 팀원들 모두에게 멋진 선물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면, 다른 전략을 가져갔던 캐시디에게는 아쉬운 하루가 됐다. 기후 변화를 겨냥한 셋업 속에서도 경기 초반 인상적인 랩타임을 기록하며 포인트권 진입을 노렸으나, 레이스 도중 발령된 풀 코스 옐로우(FCY) 변수에 발목이 잡히며 최종 16위로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아쉬움을 삼킨 캐시디는 “개인적으로는 힘든 주말이었지만, 팀이 거둔 성과에 진심으로 기쁘다”며, “반대편 차고의 전략은 완벽했고, 베르뉴는 놀라운 역전극을 보여줬다. 내 경주차에서 보완할 점들을 분석해 다음 레이스에서 더 강해져 돌아오겠다”고 동료를 축하했다.
예선 하위권의 절망적인 상황을 포디움 피날레로 승화시킨 시트로엥 레이싱 팀은 이번 상하이 라운드를 기점으로 확실한 분위기 반전을 예고했다.
시트로엥 레이싱 팀 시릴 블레이스(Cyril Blais) 대표는 “예선은 두 대 모두 힘들었지만 결선에서 전략을 완벽하게 실행해 주며 반격에 성공했다”며, “베르뉴의 2위 자리는 그동안 기회를 살리지 못해 고전했던 베르뉴 자신뿐만 아니라 묵묵히 헌신한 팀 전체에 주는 값진 보상이다. 이번 포디움을 발판 삼아 남은 시즌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총평했다.
사진제공 = 시트로엥 레이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