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명차 뒤에 가려진 ‘크루 장인들’의 숨은 열정… 굿우드를 특별하게 만든 사람들
[고카넷, 글=남태화 기자] 영국 웨스트 서섹스(West Sussex) 영지에서 매년 여름 개최되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는 세계에서 몰려든 수천 명의 자동차 마니아들과 화려한 슈퍼카, 그리고 역사적인 클래식카들로 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다.
하지만 화려한 메인 무대 뒤편에는 영국의 본사 크루(Crewe) 팩토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벤틀리만의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완성하는 숨은 주역들이 있다.
이에 벤틀리는 디자인, 엔지니어링, 장인 정신, 그리고 고객 경험에 이르기까지 벤틀리의 명성을 지탱하는 본사 전문가들의 보이지 않는 열정과 자부심을 조명했다.
벤틀리의 비스포크 부서인 뮬리너(Mulliner)는 고객의 개인적인 아이디어를 완벽한 디테일의 현실로 구현하는 곳이다.
특히, 벤틀리 스탠드 내 ‘더 스튜디오’에서 세계 고객의 자동차 주문 제작을 돕고 있는 필 딘(Phill Dean) 매니저는 올해로 17년째 벤틀리에 몸담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는 벤틀리의 온라인 컨피규레이터가 수십억 가지의 조합을 제공하지만, 뮬리너는 그 선택을 ‘무한대’로 확장해 준다고 설명하며 “고객들의 요청은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분은 스포티함을, 어떤 분은 눈에 띄지 않는 차분함을 원하죠. 심지어 자신이 차고 있는 시계 스트랩과 똑같은 색상의 가죽이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감을 요구하기도 합니다”고 말했다.
벤틀리는 기본적으로 14가지 핵심 가죽을 제공하지만, 뮬리너는 이를 뛰어넘어 고객이 원하는 정확한 색상을 맞추기 위해 전체 RGB 스펙트럼을 활용해 완벽한 매칭을 찾아낸다.


벤틀리 스탠드 한쪽에서는 크루 공장 내부에서만 볼 수 있던 최고급 장인 정신이 관람객들 앞에서 실시간으로 시연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23년 동안 벤틀리에서 근무하며 지난 19년간 스티어링 휠 가죽 트리밍과 재봉만을 담당해 온 앨리슨 본(Alison Bourne)이다.
그녀는 천연 소재인 가죽의 부드러운 감촉을 다루는 것에 깊은 애정을 가직고 있다. 현재 벤틀리 본사에서 스티어링 휠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장인은 단 17명에 불과하며, 이들은 각각 자신이 완성한 작업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
앨리슨 역시 자신이 완성한 모든 스티어링 휠 내부에 보이지 않게 장인의 심볼로서 본인의 친필 사인을 남긴다.
특히, 그녀는 벤틀리 스티어링 휠의 새로운 바느질 기법인 ‘박스 스티치(Box Stitch)’를 직접 발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굿우드 현장에서 이를 직접 시연하고 있는 그녀는 “내가 만든 작품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관람객들이 숨 죽이며 지켜보는 힐클라임 코스에서 벤틀리의 최신 자동차와 헤리티지 모델들이 안전하고 강력하게 질주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유지·보수하는 테크니션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프레스 및 특별 부서 소속의 27세 차량 테크니션 캘럼 다운햄(Callum Downham)은 스탠드에 전시된 자동차와 힐클라임 런을 앞둔 자동차의 사전 점검을 완벽하게 책임진다.
대중의 눈에 띄지 않는 세밀한 체크 단계이지만, 수많은 관중 앞에서 초고속으로 달리는 머신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적인 역할이다. 자칭 ‘자동차 마니아(Petrolhead)’인 그는 엔진 굉음이 울려 퍼지는 굿우드 현장을 최고의 일터로 꼽았다.
벤틀리의 살아있는 역사를 보여주는 ‘헤리티지 플릿(Heritage Fleet)’은 뮬리너 소속 테크니션 애덤 크리치리(Adam Critchley)가 전담 마크하고 있다. 최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헤리티지 카들은 세심한 정비 기술과 경험이 필수적이다.
애덤은 “이 차들은 원래 레이싱카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곳 굿우드 서킷에서 설계 목적 그대로 거칠고 빠르게 달릴 때 가장 빛이 난다”며 헤리티지 모델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자동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의 직원들도 굿우드 현장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크루 본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학위 견습생(Degree Apprentice)으로 근무 중인 케이틀린 머렐(Caitlyn Murrell)은 이번 행사에서 벤틀리 공식 굿즈(Merchandise) 매장의 자원봉사 크루로 합류했다.
그녀는 현장의 뜨거운 에너지 속에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은 굿우드 페스티벌과 몬터레이 카 위크에서만 한정 수량으로 만나볼 수 있는 ‘1919 컬렉션(1919 Collection)’이다.
매일 정해진 수량만 선착순 분할 판매되기 때문에 원하는 제품을 선점하려는 마니아들은 이른 아침부터 벤틀리 스탠드를 찾고 있다는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시니어 마케팅 매니저 제임스 헤이우드(James Haywood)는 “이 모든 활동의 핵심은 ‘진정성(Authenticity)’에 있다. 브랜드로서뿐만 아니라 벤틀리의 구성원으로서 대중 및 고객과 소통하고, 우리 내면에 가득 찬 벤틀리에 대한 열정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은 언제나 화려한 자동차들이지만, 그 이면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크루(Crewe) 공장의 자부심과 정교한 디테일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있다.
벤틀리의 굿우드 참가는 단순한 자동차 전시를 넘어 그 차를 만드는 사람들과 브랜드를 일구어가는 진정한 장인들의 스토리를 전달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사진제공 = 벤틀리
